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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ghts & Trends 2025. 12. 30
마케터가 그린 '꿈', 고객이 찾는 '현실'
"우리 브랜드는 고객에게 어떤 이미지일까요?"

마케터라면 누구나 우리 브랜드가 고객의 머릿속에 가장 멋진 모습으로 기억되길 바랍니다.
아주 고급스럽거나, 혁신적이거나, 혹은 삶을 송두리째 바꿔주는 그런 브랜드로 말이죠.
그래서 우리는 오늘도 럭셔리한 화보를 찍고, 가슴을 울리는 감동적인 카피를 써 내려갑니다.
하지만 리스닝마인드 허블과 같은 검색 인텐트 전문 솔루션, 그리고 다양한 리서치 데이터를 통해 본 세상은 마케터의 로맨틱한 상상과는 조금 다릅니다.
고객들은 우리가 보여주는 이미지에 취해있기보다, 훨씬 더 냉정하고 계산적인 눈으로 우리를 바라보고 있거든요.
오늘은 저희 DXE 데이터컨설팅팀이 실제 프로젝트에서 목격했던,
마케터의 이상과 고객의 현실이 엇갈렸던 두 가지 순간을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이를 통해 데이터가 없는 마케팅이 자칫하면 얼마나 공허한 외침이 될 수 있는지,
그리고 그 간극을 어떻게 메울 수 있었는지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1. 고급 세단의 우아함 vs 계산기를 두드리는 고객
첫 번째 이야기는 국내를 대표하는 프리미엄 세단 브랜드 A사의 사례입니다.
성공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이 브랜드에 대해 마케터들은 고객들에게 우아함, 품격, 여유와 같은 키워드로 다가가길 원했습니다.
TV 광고나 지면 광고 또한 브랜드의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강화하는 데 집중되어 있었죠. 마치 "이 차를 타면 당신의 삶이 완성됩니다"라고 속삭이는 것처럼요.
하지만 검색 데이터가 보여준 고객의 모습은 전혀 달랐습니다. A사를 검색하는 고객들은 와인잔을 기울이며 우아함을 즐기는 대신, 치열하게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A사 하이브리드 가격', 'A사 중고 시세', '특정 옵션 가격 비교', '연간 유지비'
고객들은 이미 브랜드의 가치는 충분히 알고 있었습니다. 그들의 관심사는 이제 막연한 동경이 아니라 구체적인 결정의 단계로 넘어가 있었던 것입니다.
"차 멋지네"라고 감탄할 시간은 지났고, "그래서 이게 내 예산으로 유지가 되나?", "지금 사는 게 이득인가?"를 꼼꼼히 따지고 있었던 것이죠.
저희는 이 데이터를 통해 광고주에게 중요한 화두를 던졌습니다.
"고객에게 지금 필요한 건 더 멋진 화보가 아닐지도 모릅니다. 그들이 구매를 결정할 수 있도록 돕는 구체적인 정보와 확신이 필요합니다."
단순히 브랜드의 고급스러움을 뽐내는 '관심 유도형' 전략에서 벗어나, 실제 구매를 고민하는 고객이 머무르는 접점에서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결정 보조자'로서의 역할이 필요함을 제안했던 것입니다.
마케터가 꿈꾸는 우아함과 고객이 마주한 현실적인 고민 사이의 거리는 생각보다 멀리 있었습니다.
2. "피부가 다시 태어나요" vs "내일 출근할 수 있나요?"
두 번째는 스킨부스터 시장을 리딩하는 B사의 이야기입니다.
피부과 시술에 관심 있는 분들이라면 익히 아실 만한 브랜드인데요. 해당 브랜드는 이 제품의 독보적인 피부 재생 효과를 널리 알리고 있었습니다.
"피부가 다시 태어납니다", "시간을 되돌린 동안 피부" 같은 메시지가 전 연령층에게 통할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죠.
하지만 연령대별 검색 데이터를 뜯어보니, 고객들이 시술대 위에서 느끼는 두려움의 종류는 완전히 달랐습니다.
저희는 이 차이를 발견하고 광고주에게 타겟별로 완전히 다른 제안을 해야 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먼저, 핵심 타겟인 3040세대입니다. 이들은 B사의 효과를 이미 신뢰하고 있었습니다. 문제는 '통증'이었습니다.
예뻐지고는 싶지만 그 끔찍한 고통을 다시 겪고 싶지 않은 딜레마가 가장 큰 장벽이었죠.
그래서 저희는 이들에게 더 드라마틱한 효과를 설득하기보다, 통증이 적은 라인을 제안하여 "덜 아프게 예뻐질 수 있다"는 안심을 주는 것이 핵심이라고 제안했습니다.
반면, 새로운 고객층인 20대의 고민은 엉뚱한 곳에 있었습니다.
그들은 통증보다 '다운타임(회복 기간)'을 검색하고 있었거든요. "시술 직후 화장 가능한가요?", "엠보싱 자국 언제 없어지나요?"
사회초년생인 그들에게는 시술 효과보다, '내일 티 안 나게 출근해서 일상생활이 가능한지'가 시술을 결정하는 가장 큰 요인이었던 것입니다.
만약 마케터가 계속해서 "동안 피부가 됩니다"라는 하나의 말만 반복했다면 어땠을까요?
30대는 아파서 망설이고, 20대는 출근 걱정에 망설였을 겁니다.
데이터는 이렇게 3040에게는 '적은 통증'을, 20대에게는 '빠른 일상 복귀'를 약속해야 비로소 닫힌 마음의 문을 열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었습니다.
데이터는 '설득의 기술'을 알려줍니다.
두 사례가 보여주는 진실은 명확합니다. 마케터가 우리 브랜드의 자아에 빠져 있을 때, 정작 고객은 철저하게 “나”의 문제에 빠져 있다는 것입니다.
프리미엄 세단을 고민하는 가장은 차의 품격보다 가격, 옵션, 유지비가 걱정이고, 스킨부스터를 고민하는 직장인은 피부광보다 내일 아침 얼굴 상태가 걱정입니다.
마케터의 감으로 만든 전략이 고객의 마음 언저리를 맴돌기만 할 때,
소비자의 숨겨진 인텐트를 입체적으로 보여주는 '리스닝마인드 허블'과 다양한 포털 검색 데이터는 마케터가 놓치고 있던 결정적인 마지막 한 조각을 찾아줍니다.
이것이 바로 저희 DXE 데이터컨설팅팀이 데이터를 분석하는 이유입니다.
단순히 차가운 숫자를 보기 위함이 아니라, 그 숫자 너머에 있는 사람의 뜨거운 고민과 진짜 마음을 읽어내기 위해서입니다.
고객을 설득하고 싶으신가요?
그렇다면 회의실 책상 위에서 멋진 말을 지어내기 전에, 그들이 지금 아무도 없는 방에서 검색창에 무엇을 묻고 있는지 귀를 기울여 보세요.
고객을 움직이는 정답은 언제나 그들이 남긴 질문 속에 숨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질문을 찾아내는 것이야말로, 브랜드가 고객의 삶 속으로 진짜 들어가는 첫걸음이 될 것입니다.



